DESIGN/LOGO&ICON

(Logo) Apple 로고에 신념과 트렌드를 담다

OnB 2022. 5. 19. 09:00

Apple 로고의 변천사와 숨겨진 의미

 

애플은 심플하고 심미적인 하드웨어 디자인으로 IT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입니다. 제품의 외형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미(美)'적으로 신경 쓰기로 유명한데요. 이렇게 디테일한 부분까지 완벽함을 보여주려 하는 노력은 브랜딩에도 적용됩니다.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다방면에서 일관된 감각, 경험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애플은 '혁신'과 '완벽'이란 키워드를 꾸준하게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죠. 그리고 이렇게 사용자들이 일관된 감각, 경험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애플이 높은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로고를 애플은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가장 혁신적이고 트렌디하다고 평가받는 사과 모양 로고의 변천사와 그 안에 담긴 애플만의 가치를 지금 바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pple 로고의 변천사

아이작 뉴턴과 사과 이야기를 로고로
아이작 뉴턴과 사과 이야기

최초의 애플 로고(1976)

애플의 첫 로고는 애플 공동 설립자 Donald Wayne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을 기리기 위해 엠뷸럼 형태로 디자인했습니다. 로고라기보다는 삽화에 가까운 이 로고는 '사과' 로고의 아이디어 시초가 되었지만 복잡도가 높고 난해했습니다. 보다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인지도를 강화시키는 로고의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았죠. 좀 더 명확한 디자인을 원했던 애플은 1년 채 안되어 새로운 로고를 만들기로 합니다. 

 


무지개 사과 로고(1976-1998)

리뉴얼한 초기 디자인은 온전한 사과였지만, 체리와 구분이 안된다는 Steve Jobs 의견으로 한 입 베어문 사과로 바뀌게 됩니다. 무지개 색에 대해서는 명확한 이유가 밝혀진 바가 없지만, 최초의 컬러 모니터 가정용 PC를 출시했던 애플의 스토리와 연관 지었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이유로 여겨집니다. 무지개 컬러 로고는 약 22년간 애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였으며, 이후 컬러와 디테일한 스타일은 바뀌지만 심플한 사과 모양은 유지되었습니다. 초기 로고와 비교해보면 '사과'라는 똑같은 아이디어로 어떻게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지, 또 심플함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좋은 로고를 만들 수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흑백 로고(1998-2000)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났던 Steve Jobs는 1997년 12년만에 애플에 다시 합류했습니다. 그가 돌아온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회사의 브랜딩을 다시 하는 것이었죠. 화면으로 컬러를 보는 것이 당연시된 시대이기에 무지개색은 더 이상 혁신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이때 Jobs는 Apple 컴퓨터에 메탈릭 케이스를 사용하며 외장재에 혁신적인 디자인 철학을 담기 시작했는데요. 이와 더불어 기존 무지개 색 로고는 새로운 iMac에 어울리는 단색의 모노크롬 로고로 대체되었습니다. 무지개 로고도 충분히 심플하고 임팩트가 있었지만 메탈릭 트렌드에 따라 더 심플하게 만든 이 선택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로고를 만들었죠.


아쿠아 로고(2000-2007)

아쿠아 로고는 그라데이션 음영으로 세련미와 스타일을 더한 유리 재질이 느껴지는 디자인을 뜻합니다. 애플은 은색과 크롬 2가지 버전으로 제작하여 은색은 하드웨어 제품에, 크롬은 소프트웨어 제품에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버전의 로고를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과 모양만으로도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낸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자신들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며 로고가 사용되는 환경에 보다 적합한 디자인을 제공한 것이죠. 인쇄물에서 보이는 로고, 자신들의 하드웨어 제품에 들어갈 로고 등 여러 환경에서 사용자에게 좀 더 잘 보일 수 있는 로고를 선택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이었던 것이죠.

 

 

 

 

 


크롬 로고(2007-2014)

2007년 리뉴얼된 크롬 스타일의 로고는 터치 스크린을 가진 아이폰을 대변하는 디자인입니다. 초기 아이폰의 앱 아이콘들을 기억하시나요? 현재는 플랫 형태의 심플한 디자인이 대세이지만 초기에는 그라데이션, 그림자, 사실주의에 기반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당시 스크린에 고객들을 적응시키기 위해 수많은 IT 기업들이 스큐어모피즘 디자인을 사용했는데요. 스큐어모피즘 디자인이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사물을 반영한 현실적인 디자인입니다. 애플은 단순히 앱 아이콘에만 시대의 트렌드를 적용시킬 뿐만 아니라 로고에도 적용시킨 것이었죠.


미니멀 로고(2014-현재)

현재 애플에서 사용되는 미니멀 로고는 모든 스타일을 제거하고 1998년 흑백 로고처럼 단순한 형태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환경에 따라 화이트, 그레이, 블랙 등 단색의 모노톤을 사용하고 있죠. 브랜드에 부여한 온갖 좋은 가치관과 아이디어를 시각적인 방식으로 계속 덧붙이다보면 복잡도가 높고 설명이 필요한 로고가 되곤 합니다. Less is More(적을수록 좋다)라는 모더니즘 디자인의 명언이 있습니다. 완전함이란 더 이상 뺄 것이 없다는 것에서 온다는 디자인 철학을 애플은 용감하게 제품과 브랜딩에 적용했습니다.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디자인으로 표현한다는 로고의 목적을 완벽하게 부합시키며, '단순함', '혁신'이란 자신만의 가치를 담았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제품의 혁신에 발맞추어 로고를 리디자인 하는 애플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로고가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법에 대한 영감을 얻기를 바라겠습니다.